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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불사』---

그 말이 진실이라고 한다면 영원을 정의하는 것 중 하나가 되겠지.

하지만 현실문제로써, 그 영역에 도달해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지 않고, 죽여도 되살아난다는 흡혈귀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타자로부터 혈액을 보충하지 않으면 자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결함품이다.

그것도 그 보충품이 동종 – 이 경우, 대개는 인간이라는 것이 된다 – 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결여되어 있다.

초월종이라고 칭송되고는 있지만, 그건 진화가 아니라 퇴화일 테지.

타자에 의존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생명 따위, 인간과 무엇도 다르지 않다.

단일종으로서의 영구기관이라면, 아득한 과거부터 완벽에 가까운 생물이 존재한다.

스스로의 신체를 식료로 하고, 그것을 양식으로 하여 번식한다.

수명이라고 하는 것도 없다. 오래되어버린 세포는 영양원으로써 식료가 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길 계속한다.

군체라고 불리는 것. 예를 들면 해파리.

하지만, 그것은 지성이라는 여분의 기능을 갖지 않기에 영구기관이다. 지성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면, 그건 죽음으로써 영원이 된다는 결론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사람으로서의 형상을 유지해가면서 영원하고 싶다고 한다면, 불로불사라는 수단으로는 불가능하다.

긴 세월은 육체를 붕괴시켜, 사고의 정밀도를 위축시킨다.

불로불사인가, 영원인가.

손때 묻은 불로불사 따위에 미련은 없다.

개인을 고집하고 있다면 영원은 있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일개의 인간으로서 살아가길 계속하는 불로불사보다.

영원히 존재하길 계속하는 『무한』을 선택한 거다.

『....... 확실히 지금까지의 조에는 없던 어프로치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는 인간이 절멸한 경우, 영원이 아니게 되는 것 아닌가?

그대의 수단에는 인간의 태아가 불가결이다. 외적요인이 존재한다, 는 점에서는 사도의 장수와 다를 게 없다고』

『그걸로 된 겁니다. 인간은 자신 이외의 인간이 없으면 자신을 올바르게 기능하게 하는 일을 할 수 없어요.

만약 인간이 절멸한다면, 자신만 살아남으려 하는 행위 그 자체가 무가치할 테죠.

저의 불로불사는, 그 시점에서 끝나는 겁니다』

『....... 하.

시작부터 끝을 정해준 불로불사라니.

이러니까 마술사에서 올라온 사도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자신의 존재보다 자신의 이념을 우선하지.

하지만 --- 그래서는 명제인 영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뱀이여』

『아뇨, 영원이라구요. 멸망할 때는 모두 전부 멸망하면 됩니다. 관측자가 없어져버린다면, 그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불변한다는 것. 제가 체현하는 영원은 말이죠, 그 때까지의 임시적인 겁니다.

저로서는 모든 것을 무(無)로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러니까 그 때까지, 이렇게 살아가길 계속하려 하는 겁니다.

....... 뭣보다. 지금으로서는, 그 이외에 딱 한 가지, 즐거움이라는 것이 생겨버렸지만 말이죠』

『일부러 나를 불러낸 이유는 그건가.

잘도 이 ‘바다’를 발견했군.

그리운 나의 불사의 공방, 아직까지도 기능하고 있을 줄이야』

『자랑스러워할 일이라구요. 당신의 마도가 800년의 기술혁신에도 견딜 만한 것이었다, 라는 거니까요.

여기라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몰두할 수 있어.

누구라고 해도 --- 설령 별의 의식조차, 이 방황해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틀립니까?』

『....... 그것도 다음 신년까지지만 말이다.

좋다. 여생이 1년인 동포의 의뢰다, 기쁘게 받아들이도록 하지.

그대가 북해에서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조금 흥미도 있다. 귀중한 일화로써 배청하고 싶군』

『이런, 그 건에 관해서는 본제 뒤에. 그렇게 재밌는 이야기가 되지도 않을 거니깐요.

자. 그럼 당신 안의 원리를, 약간이지만 현실에 흘려내는 신비를 교수시켜드리도록 하지요.

그 신대의 위업으로, 당신이 붙잡아줬으면 하는 사람이 ---』

 

무수한 사슬이 흡혈귀의 사지를 범한다.

응징은 벽에 뿌리박은 덩굴 같이 공간을 점령한다.

번개와 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하더라도 도망칠 곳은 없다.

관에서 눈을 뜬 『뱀』은, 도주는 물론 반격의 여지도 없이 사로잡혔다.

투망에 휩쓸린 물고기, 거미의 집에 뒤엉킨 벌레의 운명은 말할 것도 없다.

포획, 포식에 의한 비참한 죽음이다.

무자비한 일격이 흡혈귀의 심장[목숨]을 뽑아낸다.

불사신의 복원능력을 가진 흡혈귀지만, 혈액을 옮기는 기관을 뽑혀버려서는 견딜 수 없다.

혈액의 순환이야말로 그들의 유일한 동물다움이다.

그것이 손상되었을 때, 그들의 능력은 크게 저하된다.

어쩌면, 심장이 부서져버렸더라면 아직은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부서진 시점에 심장 그 자체가 육체로 복원되어, 마력[혈액]은 격감하지만 전신의 자유는 돌아왔을 테지.

하지만, 이런 식으로 통째로 뽑혀나가는 것은 위험하다.

심장[영혼]과 육체가 잘려나가, 육체만이 급속하게 쇠퇴해간다.

올바르게, 맥없이.

어찌할 도리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사람]과 같이.

「“■■■■, ■■■ --- !!!!”」

그건, 돌려줘, 라고 부르짖은 것일지도 모른다.

기원은 닿지 않는다.

목은 뼈를 남기고 쇠사슬에 찢겨져 나갔고, 원래 폐가 있는 흉부는 몽땅 날라가 있었기 때문에, 흡혈귀의 부르짖음은 괴로워하는 것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그게 유언? 이번에는 특히나 변변치 않네, 로어」

아름다운 목소리가 이별을 고한다.

목숨 구걸을 하듯이 뻗은 흡혈귀의 손은 떨궈지고, 그 육체는, 완전히 활동을 정지했다.

흡혈귀의 이름은 로어.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려 소우야의 지하를 바꿔놓은 흡혈귀의, 너무나도 일방적인 최후였다.

「기다려 기다려, 좀 기다려 달라고 네녀석.......!」

마리오 쟐로 베스티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참극[일]은 끝나있었다.

달빛조차 닿지 않는 밀실에는 흡혈귀의 석관과, 지금 막 실로 송장이 된 흡혈귀의 육체.

그리고, 피 주머니가 된 흡혈귀의 심장을 왼손에 쥐고 우두커니 서 있는, 하얀 흡혈공주의 모습이 있었다.

「어라. 누군가 했더니 알고 있는 냄새.

당신, 혹시 라우렌티스의 아이?」

「지금은 그쪽과는 관계없다고. 마리오라고 불러줘.

....... 아 젠장, 잠깐 눈을 뗀 틈에 이렇게 되냐고. 로어 녀석은 완전히 죽어버렸구만. 이걸로 다음은 몇 년 뒤인 거냐, 응?」

「글세? 저녀석의 사정 따위 알 바인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대로라면 17년 뒤 정도?」

「....... 17년. 17년이라고.......?」

분한 듯이 시체를 노려보는 마리오

그 얼굴에 떠오른 것은 고뇌를 넘어서 증오에 가깝다.

「그래서는 때가 맞지 않는다고. 어떻게 해줄 거냐. 어째서 그렇게나 할 마음이 넘쳐나는 거냐 네녀석. 언제나의 무기력함은 어디로 간 거냐? 영감의 말 대로라면 담담하게 사도의 말단부터 박살내나간다고 들었는데?」

「언제나의 나? 언제나의 나라고 말했어?

그런가. 그렇네, 지금까지의 나라면, 분명히 조금 더 시간이 걸렸을지도. 하지만 이번에는 1초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거든. 로어따위에 쓸 시간이 아까워서 말이야」

「단순한 변덕인 거냐고. 그게 뭐냐. 뭔가 나쁜 거라도 먹은 거냐? 그게 아니면 고장날 때가 된 건가? 정밀기계가 기분대로 패턴 바꾸지 말라고, 썩을!」

욕지거리를 하는 마리오지만, 그 역시 냉정함이 결여되어 있었다.

만약 그가 평소대로의 관찰안을 발휘하고 있었다면, 이 시점에서 여자의 변화를 눈치챘을 텐데.

「즉 그건가. 대행자놈들이 너무 힘썼다.

네녀석이 27조를 상대하고 있었다면, 이런 결과는 되지 않았다는 건가」

「그래. 만약 나만이 블로브와 싸우고 있었다면, 지금 즈음은 자고 있었을 테니까 말야. 신참이긴 했지만, 조인 이상 강적이었을 테니까」

「어? 지나치게 솔직하잖냐. 강적, 강적이란 말이지. 네녀석의 입에서 그런 단어가 나오다니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고」

「그래? 약해도 성가신 상대였으니까, 강적이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겠니?」

「그러니까. 성가신 상대, 같은 감상도 갖지 않았다고, 지금까지의 당신은」

얄밉게 혀를 차는 마리오.

살기를 머금은 시선을 받으면서, 흡혈공주는 “과연” 하고 감탄하고 있다.

「뭐 좋아, 끝나버린 일을 이러니저러니 말해도 시간 낭비다. 남은 인생도 적으니 전향적으로 가지 않으면 말이야.

이번 대의 사도 로어는 이것으로 소멸. 다음 발생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 도시”에서의 사건은 순조롭게 해결. 로어가 죽은 것으로 사자도 함께 쓰러지고, 남은 건 툭툭 튀어나오는 신원불명의 시체를 처리할 뿐인 간단한 뒤처리[일]다」

「? 당신, 대행자들 데리고 바로 안 돌아가는 거야?」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말야. 한쪽 발을 들이민 마당에, 마지막까지 뒷바라지 할 수밖에 없잖냐.

....... 그렇지만 말야, 공주님. 당신은 괜찮은 거냐, 그걸로」

「헤에 --- 괜찮냐니, 뭐가?」

「로어 녀석에 가로채어진 당신의 용량 얘기다. 그 몸, 이제는 한계일 테지. 흡혈충동을 억제하려면 로어를 진정한 의미에서 죽일 수밖에 없다. 이런 쓰고 버린 몸을 죽이는 정도로 빼앗긴 것은 되돌아오지 않아.

이번이 최후의 찬스였던 것 아니냐? 어째서 문답무용으로 처리해버린 거냐. 적어도 살려둔 상태에서 피를 빨았다면 몇 할은 되찾았을 텐데」

마리오의 목소리에는 언제나의 독기가 없다.

그는 진심으로 여자의 몸을 염려하여, 그렇기에야말로 최후의 수단을 입에 담았다.

“순백의 흡혈공주에게 피를 빨게 한다”

그것이 얼마나 있을 수 없는 일인지를 알고 있음에도.

흡혈공주의 입술이 움직인다.

마리오의 예상대로, 아름다운 여자는 『죽어도 싫어』라고 대답을 ---

「아, 그런 방법이 있었나」

그녀는 왼손에 쥔 심장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다.

정말로, 지금 진짜로 입술을 갖다 대도 괜찮다는 것처럼.

「아 ---」

마리오의 경악은 어느 정도의 것인가.

설마 천지가 역전될 정도의 기적을, 이런 극동의 땅에서 들을 줄이야.

「하지만, 역시 관둘래.

이런 생물, 내 것으로 하고 싶지도 않고」

하얀 손가락은 우아하게, 말끔히 심장을 쥐어 으깼다.

해방된 혈액은 염치없게도 흡혈공주의 뺨을 적신다.

그건 단말마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뱀의, 최후의 반격처럼도 보였다.

그 괴로움의 방울을 손가락으로 닦아내어, 혀에 갖다 댄다.

「이것 봐. 아직 따뜻한 혈액인데도, 애석할 정도로 맛이 없는 걸」

빨간 혈액보다 빨갛게 꿈틀거리는 여자의 혀.

그 미소는 남자를 녹여내는 마성 그 자체다.

「....... 네녀석, 그런 쪽이었냐?」

마리오의 물음에 흡혈공주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미소로 받아칠 뿐이다.

여자는 우아한 발걸음으로 그의 옆으로 지나친다.

「돌아가지 않는 건 딱히 상관없는데.

다음에도 내 흔적을 좇으면, 당신은 전.부. 몰살이야, 마리오네트쟁이」

지하의 동굴에서 메아리치는 여자의 구두소리.

그것이 울리길 멈출 때까지 마리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전율로 움츠러들어 있다.

“전부 몰살”

그것이 마리오와 그 부하들을 가리킨 것일까,

이 나라에 있는 신도들을 가리킨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 이 별에 있는 모든 교회를 가리킨 것일까.

여자가 무엇을 가리킨 것인지, 그는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할 수 있었지만 그렇기에 암흑 속에 꼼짝없이 서 있는 거다.

「....... 웃기지 말라고, 로어 같은 얘기할 때가 아냐....... 저 여자, 어떻게 되먹은 거냐.......?」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너무나도 힘이 없었다.

알퀘이드 브륜스터드의 변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완강히 거부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