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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과거

2021.08.30 10:38

제보 조회 수:33

예배당의 종이 울리고 있다.

나는 밖에 설치된 테이블을 닦으면서, 얼굴을 들고 언제나보다 붐비는 도시를 바라봤다.

도시에 하나 뿐인 교회 앞의 수많은 인영.

광장에는 인형사나 마술사에 의한 자선 쇼가 펼쳐지고 있고, 도시의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2001, 1224, 오후 3, 맑음.

크리스마스가 시작될 때까지 앞으로 몇 시간.

나의 집은 광장에 마주한 카페고, 지금은 개점 전의 준비 중.

안녕. 가게는 준비 중?

-----------

언제나처럼 말을 걸어와서, 나는 황급히 돌아본다.

불쑥, 하고 등에 날개가 돋은 것 같은 느낌.

나는 휘휘 고개를 흔들고, "어서 앉으세요"하고 인사한다.

아아, 메뉴는 필요없어, 잠깐 들른 것뿐이니까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가볍고 말하고는, 메인 스트리트가 보이는 언제나의 좌석에 앉았다.

이 도시에 온지 반년이 되는 동양인 유학생.

예의바른 데다가 친해지기 쉬운 사람으로, 휴일은 우리 가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해주고 있다.

음악을 배우러 왔지만, 도회지의 집세가 비싸서, 연고가 있는 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고 한다.

너는 광장에 놀러가지 않는 거니?

. 같이 엮지 말아 주세요. 저런 것에 흥미라던가 없으니까. 애초에, 이래뵈도 14살이거든요, .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지만.... 미안, 사과할게. 사과의 뜻으로 자, 하루 빠르지만 선물

그는 손에 든 봉투에서 깔끔하게 포장된 작은 상자를 꺼내 들었다.

틀림없다. 저건 내가 갖고 싶었던 은제 액세서리. 십자가와 종을 곁들인, 중학생에게는 조금 이른 '...' 물건이다.

사장님께는 언제나 신세지고 있으니까 말이야. 이곳과 아를르캥이 없었으면 나는 진즉 굶어서 쓰러졌을 거야. 돈이 있어도 요리를 할 수 없다는 건 참 곤란한 일이야

상냥한 웃는 얼굴을 직시할 수 없어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발육이 더딘 것도 있고, 사람 대하는 게 서툴었다.

하지만 저 사람만큼은 별개. 동양인다운 동안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 사람은 도시의 누구보다도 샹냥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아를르캥은 요즘 들어 쉬는 날이 많네.

모처럼 크리스마스인데, 도시에서 제일 가는 케이크 가게[파티스리]가 문을 닫는다니, 살짝 실망인 걸

-----------

그 말에 나도 암울한 기분이 되었다.

최근에는 케이크[가토]도 개시했기 때문에 그는 착각하고 있지만, 메인 스트리트의 끝에 있는 아를르캥은 노포인 빵집[블랑제리]이다.

우리 가게는 아를르캥에서 구운 과자를 사들이고 있으니까, 아버지와도 아는 사이.

나는 밖에서 별로 놀지 않지만, 아를르캥의 외동딸과는 면식이 있다.

올해 중학교[콜레주]로 올라간 여자아이로, 나와는 정반대의, 키 크고 활발한 흑발[브루네트].

그러고보니 아를르캥의 아가씨도 잘 보이지 않네.

이전에는 자주 막 구운 빵을 주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애가 조금 싫다.

언제나 메인 스트리트에서 그와 즐거운듯이 이야기하고 있고. 연하 주제에 나보다 키가 크고.

무엇보다, 상태가 이상한 건 아를르캥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인데 말이야. 요즘 들어 불온한 사건도 빈번하고, 밤도 너무 조용하잖아?

다른 마을에 친척이 있다면 내년에는 그쪽에 가 있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이봐 거기, 수상쩍다는 얼굴 하지마. 이럴 때의 내 감은 잘 맞으니까 말이야

그는 커피를 다 마시고, 그럼, 하고 교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니까, 하고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손을 흔들면서.

크리스마스는 밤부터 시작해서 밤에 끝난다.

24일은 전일[이브]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히는 24일의 저녁부터 25일의 밤까지가 크리스마스.

날이 저물면 우리 카페도 본격적으로 바빠진다.

나는 약간 울적한 기분이 되어, 떠나가는 그의 등과 광장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나와, 나의 마을이 살아있었을 무렵의, 최후의 기억.

개점을 돕는 것을 끝내고, 나는 내 방에 틀어 박혔다.

학교의 숙제도 있었고, 크리스마스의 미사에 가자고 하는 친구도 없었으니까다.

미사에 가지 않으면 평판이 안 좋아 질 테지만, 가고 싶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아버지에게는 감기끼가 있으니까, 라고 거짓말을 해서 얼버무렸다.

내 방은 가게의 2층이 있고, 밤늦게까지 가게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늘 밤은 크리스마스니까 한층 더 소란스러울 테지.

나는 자신이 외톨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싶지 않아서,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머리부터 이불을 덮고 침대에 파묻혔다.

빛이 사라진 방 속에 뜬 눈으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어지간히 잠이 들지 않아서, 밖이 신경 쓰여서, 화장실도 가고 싶어져서, 굼실굼실 침대에서 기어나왔다.

시간은 아직 저녁 7. 밤은 아직 끝날 것 같지 않다.

어라, 하고.

그 때, 나는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광장은 밝은데, 교회의 불이 꺼져 있다.

메인 스트리트에서는, 지금까지 들었던 적 없는 종류의, 늘어나는 것만 같은 큰 소리가 들려온다.

----- 발밑.

1층의 카페에서의 떠들썩함이, 완전히 멎어 있었다.

나는 잠옷을 입은 채 문을 열고, 좁은 복도에서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얼굴을 내민다.

우선, 아버지와 어머니를 불렀다, 고 생각한다.

대답은 없고, 손님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이 때의 나는 아직 여유가 있어서, 아무 생각도 없고, 온갖 것에 무방비였다.

그러니까,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계단을 내려와, 카페를 한눈에 보고,

사람의 피와 살, 뼈가 어지러져 있는, 악몽에 발을 들여 놓았다.

우선, 이해할 수가 없어서 차분히 카페의 상태를 관찰하고 말았다.

부서진 테이블. 부서진 의자.

흩어져 있는 그릇. 흩어져 있는 인체.

필요 없어진 캐셔. 없어져 버린 아버지.

1, 2, 3, 만에 호흡을 할 수 없어졌다.

정신활동과는 분리되어 있을 터인 생명활동[심장], 마음 속에서 억지로 꺼내져 터뜨려진 것만 같이.

나는 소리를 지르기 전에 구토하고, 몸을 고양이처럼 둥글게 하고 구토하고, 평생 분의 구토를 하고, 위에서 역류한 것으로 질식사 직전 상태까지 되어, 어떻게든 구토를 멈춘 뒤, 목이 타서 비명을 지를 수 없게 되었다.

귀가 트이게 되니 광장에서는 환호성이 들려온다.

나는 누군가에게, 누구라도 좋으니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설명해줬으면 해서, 가게에서 밖으로 튀어나갔다.

밖으로 나간 바로 그 순간, 설명은 이루어졌다.

활활 타오르는 광장. 쌓아 올려진 시체. 교회에서 울려퍼지는 언제나의 종소리.

도시는 두 가지 인종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쫓는 사람과 도망치는 사람. 죽이는 측과 살해당하는 측.

아까까지 인간이었던 생물과,

아직 인간인 채 도망치는 생물로.

무엇이 어떻게 되어서 이렇게 된 건지는 알 수 없다. 분명 평생 알지 못할 것이다. 단지, 내가 침대에서 주눅 들어 있을 동안 세계 종료의 알림이 있었고, 나만이 그걸 듣지 못해 버려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버려두고 가버렸구나, 라고 생각하고는 슬퍼졌다.

비명을 지르지 못하는 것이 다행이었던 건지, 나는 괴물들에게 발각되지 않고 메인 스트리트를 빠져 나왔다.

어찌 되었든 아버지 어머니와 만나고 싶었다.

이곳은 위험하니까 지금 쯤 도시 밖에 나가서 나를 기다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메인 스트리트에서 2번가로 빠져 나가서, 비탈길을 내려가면 국도로 빠질 수 있다.

주변은 전원뿐이고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 테지만, 국도로만 나가면 그만이라고, 희망을 가지고 얼굴을 들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본 적도 없는 벽이 우뚝 솟아 있었다.

도시를 빙 둘러싼, 10미터가 넘는 성채.

그곳에는 도망쳐온 여러 어른들의 모습이 있었다.

광장에 있던 괴물들보다 무서운 형상으로, 다투고, 서로 욕하고, 서로 죽이고 있다.

뭐냐고, 부술 수 없다면 누군가가 올라가서, 로프를 던져주면 될 일이잖아!

이 장소에 있어서, 무척이나 이성적인 쇳소리 같은 목소리였다.

어른들은 다툼을 멈추고, 어떻게든 벽을 오르려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으로 안심했다.

무서워서 멀리서 상황을 살피고 있었지만, 이거라면 가까이가고 괜찮아.

그렇게 생각하고 그늘진 곳에서 나오려고 했을 때, , 하고 어깻죽지를 난폭하게 붙잡혔다.

.... 비명을 지르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기다려. 지금 가까이 가면 안 돼

동경하는 그 사람. 동양인 유학생.

숨을 헐떡이며, 방금 막 지옥에서 도망쳐 나온 얼굴로, 그는 나를 그늘진 곳으로 끌어 당겨 되돌렸다.

하지만 어째서? 함께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 , 그건 그렇지만.......

그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벽을 노려보고 있다.

벽에는 보다 많은 어른들이 다가와 있었다.

도시에서 도망쳐 온 사람들. 셀 수 없을 정도로.

나의 도시에는 이렇게도 많은 사람이 생활하고 있었구나 하고 놀란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틀려먹었다. 목말을 태워 벽을 넘으면 좋을 텐데, 누가 가장 위에 올라간 것인지를 두고 아직도 옥신각신 하고 있다.

그 때.

나는, 기묘한 것이, 지면에서 쑥 하고 솟아나는 것을 봤다.

그건, 검고, 그러면서도 비쳐 보이는, 높고 높은 벽이었다.

도시를 에워싼 성채의 내측에서 생겨난, 한 아름의 작은 벽.

이상을 눈치 챈 어른들이 소리 지른다.

자신들의 등 뒤에 생겨난 벽에 달려들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강타한다.

하지만 벽을 부서지지 않고, 나의 착각이 아니라면, 지금 즈즉 하고 소리를 내고 ---

....... 잠깐.

저거. 무얼 하려고, 하고 있는 거야?

움직여!? 이 벽, 움직이잖아!?

어이,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 촌장을 불러!

물러나! 밀지 말라고, 물러나라고 썩을 놈들아!

어이, 이거....... 멈추지 않아, 멈추지 않는다고!?

빨리, 빨리 나를 위로 올려줘! 올려달라고!

, , 밀지마, 찌부러진 ---- 찌뿌, 갸악

가장자리는 위험해! 이제 틈이 없어! 한 가운데다, 한 가운데로 도망쳐, 히익, , 손이 껴서, 어이, 살려줘, 살려 --- ㅂ」

거짓말 ---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믹서기 같다.

100명 이상의 어른들이, 조금씩, 천천히 압착되어 간다. 질벅질벅 하고 흘러넘치는 혈액만을, 벽은 소중하게 보관해간다.

그 모습을, 성벽의 위에 선, 기괴한 그림자가 감상하고 있다.

도망치자. 이곳에 있으면 안 돼.......!

그는 내 손을 잡아끌고 2번가로 발을 돌린다.

나는 어질어질한 머리로 따라갔다.

그건 그렇고.

지금, 저 비쳐 보이는 벽 너머로, 나를 알아차리고 도움을 부르짖는, 어머니의 얼굴이, 있었던 듯한.

도망치는 도중에, 여러 가지를 보았다.

예를 들면 한쪽에 펼쳐진 전람회.

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오브제가 서있었다. 잘 살펴보니 그건 인간의 크기 정도 되는 선인장으로, 좀 더 자세히 보니 인간 그 자체였다.

그들의 표피는 가시나무 같이 생긴 것으로 칭칭 감겨 있어서, 선인장으로 보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선인장에는 새빨간 꽃이 피어 있었다. 인간을 모종으로 삼아 피어나는 흡혈화, 혈액에서 피어나는 심홍의 장미[루즈 메이앙].

선인장이 된 사람들은 머리를 제외하면 이미 인간이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웃고 있다.

시체에게 습격당해 먹히거나,

시체로 착각해서 옆사람에게 맞아 죽거나 총살당하거나.

벽에 끼여서 주스가 되거나 하는 것보다 훌륭한 말로라고 생각했다. 그럴 것이 꿈을 꾸는 듯한 죽은 모습이기에, 나도 살해당한다면 이 방법이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한쪽에서 펼쳐진 무도회.

길을 질질 하고 이동하고 있던 것은, 크디 큰 벌레들이었다.

다리 여섯의 곤충. 다리 여덟의 거미. 다족류의 부르르 거리는 것.

모두 울부짖으면서, 되돌려줘, 라고 합창하고 있다.

그것들은 역시 잘 살펴보지 않아도 인간이었고, 몸의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부위가 생겨나 있었다.

사랑이란다. 사랑이야. 저것이야말로 사랑이야

나는 슬퍼. 어째서 나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사랑이란 주는 것. 지켜보는 것.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

이해해주길 바라. 나는 당신들이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어!”

분명히 동물의 소리가 아닌, 기계와 같은 곤충의 목소리가 인간이었던 것들을 향해 사랑을 얘기한다.

그것은 공중을 산책하고 있었다.

지붕과 지붕 사이에 거대한 소굴이 펼쳐져 있었다.

보고 말았던 그 순간, 이제 살아있는 것을 그만둬버릴 정도로, 섬뜩한 기괴한 이형이었다.

동화에 나오는 악마가 귀엽게 여겨질 지경이다.

여덟 개의 길고 긴 다리가 반짝반짝 거리며 꿈틀거리고 있다.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는 손가락처럼,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무곡[타란텔라].

그 밖에도 볼 만한 곳은 여럿 있었다.

얼어붙은 거리, 지면에 뚫려 있는 여러 구멍, 도망치는[사는] 것을 포기한 사람만을 덮치는 아름다운 비둘기[] .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사라져버린 제정신이 한 바퀴 돌아서 제정신으로 돌아와 버릴 정도로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나는 진즉 한계였고, 그에게 끌어당겨져 달릴 뿐인 생물이었다.

그런 내가 있었기에, 그는 아직 아슬아슬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 교회의 불이 꺼져 있는 건, 어째서일까?

그는 발을 멈추고 그런 혼잣말을 한다.

나는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있었기에,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하고 맞장구도 치지 않았다.

혹시 정말로, 저녀석들은 교회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건가?

그렇게 판단해서, 그는 나를 데리고 교회로 도망쳤다.

예배당에는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도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끌어안긴 따뜻함과 떳떳치 못함에, 둑이 터진 것 마냥 울음을 터트렸다.

예배당은 피난장소였다.

50명 이상의 인간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숨을 죽이고 밤이 밝기를 기다렸다.

이대로 밤이 밝으면 모든 불가사의가 끝나고, 원래대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잇다고 믿으면서.

그렇지만,

아아, 이 얼마나 한탄스러운가.

온 도시의 인간이 쇄도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모여든 게 겨우 이것뿐이라니.

이 시대는 신앙심이 없는 자가 너무 많아

제단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그녀석은, 암흑 속에서도 알 수 있는 새빨간 눈을 빛내면서,

하지만, 그렇기에야말로 환영하도록 하죠.

이곳에 모여든 당신들이야말로, 산제물에 어울리는 경건한 신자니까요

우리들 전원을, 시간 떼우기 용의 장난감으로 삼았다.

예배당에는 피로 된 풀장이 있었다.

소리를 내며 예배당의 바닥이 움푹 꺼지고, 우리들로서는 도망칠 수 없는 사육혈이 만들어졌다.

어떤 방법이 가장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싶다, 고 그녀석은

말했다.

 

가장 먼저 선택받은 것은 클래스메이트였다.

몸의 말단 부분에서 안쪽으로 접혀져 간다.

불을 쬐어서 둥글게 말려드는 오징어 다리처럼, 둘둘.

수도꼭지[]에서는 비명과 그 속에 든 것이 흐물흐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아무래도, 얇은 가죽이 될 때까지 늘리는 것 좋을 것 같아.

두 명째인가 세 명째인가, 살아있는 채로 상자가 되거나 카펫이 되거나, 눈이 어지럽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저녀석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 빈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언젠가의 자신을 떠올렸다. 과자가 가득 든 봉투를 열고, TV를 즐기는 틈틈이, 과자를 휙휙 하고 입 속에 던져 넣는다.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이윽고 깨달았다.

교회[이곳]는 스낵 과자를 가득 담은 봉지이고, 우리들은 이름이 붙어 있는 칩에 지나지 않았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풀장 속은 액체가 아니라, 털버덕거리는 얇은 인간들로 가득 채워져 간다.

비명, 간원. 살려줘. 살려줘. 박박박박박박박박박. 높이 우뚝 솟은 벽을, 모두 사이좋게 연마해갔다. 박박박박박박, 직직직직. 손톱이 벗겨져도, 처덕처덕처덕.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이름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지만, 계속 나를 껴안아주고 있었던 아저씨가 선택받았다. 울부짖었지만 소용없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반항했다. 그러자, 그녀석은 유쾌한 듯이 웃고, 가장 지독한 방법으로, 아저씨를, 아저씨를, 아아아아아아아저씨아저씨아버지를 죽이지 말아줘, 부탁이에요, 살려주세요, 그만둬주세요, 아아 벌써벌써 사과 같은 크기로, 싫어 싫어, 먹지 말아줘, 먹지 말아줘.

당신은 마지막으로 죽여줄게

맛없다고 쓰레기처럼 버리지 말아줘, 누군가 주워줘, 주워주세요,

밟아버리기 전에, 저 고깃덩어리[당고]를 주워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이윽고 절반이 없어져서, 풀장은 반 정도 채워져서, 모두 모두 머리를 살점[바닥]에 박고, 무서워서 그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얼굴을 살점에 비벼대며, 필사적으로 그녀석의 심기를 살피면서,

우리들은,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하지만 결국에는, 그런 것은 어떤 의미도 없어서,

밤이 밝지 않아라고, 누군가, 마침내 입을 열어서.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공들여서, 하지만 애착도 없이 당했다.

....... 한 시간에 한 명 정도의 페이스였으니까, 아마, 사흘 정도 뒤의 이야기입니다.

얼굴을 드니, 아직 스낵이 몇 개 정도 남아있었습니다.

봉지 밑바닥, 상자의 귀퉁이에 있는, 놓칠 수 없는 그것과 아주 비슷합니다.

....... 도망치자.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어

문득,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한쪽 발과 한쪽 눈이 없어져 있었지만)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잘 보니, 그녀석은 없어졌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강한 건지, 바깥에서는 휘우휘우 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시체를 쌓아 올리는 거야. 그렇게 하면 아슬아슬하게 닿아. ....... 모두 들어줘. 이 아이만큼을 구해주고 싶어

그것은, 최후의 빛, 이었습니다.

구해지는 것. 살아남는 것 같은 건, 이미, 누구도 바라고 있지 않았습니다. 빨리 먹혀 버리고 끝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우리들과는 달랐고.

그 호의는, 누군가를 구하려고 하는 그 바람은, 무척이나 인간답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우리들은 쌓아 올렸습니다. 고기로 만든 슈츠를 쌓아 올립니다. 그건 천국으로의 계단 같이, 풀장의 위에 까지 닿았습니다.

, 빨리. 그녀석이 돌아오기 전에

그가 저의 손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렇게나 멀었던 풀장의 위로 기어 올라갔습니다.

남은 이들이 기뻐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주 조금 희망을 품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나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긴 의자를 붙잡더니, 제 옆에서, 모두가 만든 계단을 흐트러뜨려 버렸습니다.

어째서?

....... 전원이 도망치면 눈치채버려.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이해합니다. 속이 텅 비어 버리면 저라도 눈치챕니다. 스낵이 조금 없어진 정도라면, 그녀석이라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째서?

그는 긴 의자를 부수고, 지팡이 대신 사용했습니다.

제 손을 이끌고 밖으로.

그렇게나 익숙했던, 그렇게나 동경했던 밖으로.

밖에는 수많은 괴물이.

저는 그에게 등을 떠밀려, 괴물들의 바로 앞으로.

덕분에 그는 안전하게 도망치는 것이 가능한 겁니다.

원망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이 특별히, 악인이었던 것은 아닌 겁니다.

단지 마가 낀 것뿐. 아무리 굉장한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표변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입니다.

---- 어이 이쪽을 보라고, 여기 맛있어 보이는 여자가 있다고!

....... .

하지만 그 한 마디는 쓸데없었네.

....... 비명을 지르면서 먹히고 있어.

결국. 목구멍이 손상된 나는, 이럴 때에도 비명을 지를 수 없어서.

먼저 소리를 질렀던 그를, 여러 명이 달라붙어서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광장에 버려진 채, 뼈만 남아가는 그와, 변해버린 마을을 올려다보고, 올려다보고 ----

그 종말을, 지켜봤습니다.

저의 마을의 종말 같은 건, 사소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가 엄청난 일이 되었다.

있어서는 안 되는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

부서진, 어렸던 나조차도 진화의 눈이 뜨여진다.

아아 --- 이 의식[을 위해서], 나의 마을을 사용된 거구나.

하지만 의식은 실패했다.

그녀석은 하얀 화신에게 살해당해서, 철퍼덕 하고 소리를 내며, 내 눈앞에 낙하했다.

도망치고 싶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석이 나를 응시하고 있다.

내팽개쳐진 인형처럼 내가, 그 눈동자에 비춰지고 있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의 길고 긴 밤.

나는, 가련하고 무력한, 자기 자신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