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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부4권 레일 체펠린 관련 일부

2019.03.09 00:21

AAAA 조회 수:30

 『마안수집열차 지배인 대행으로부터』

 

 "이···건··· ···."

 처음 보는 이름의 불길함에 숨을 집어삼키자 스승님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마안수집열차(레일 체펠린). 그 이름대로 온갖 마안(魔眼)을 수집하며 유럽의 숲을 달리고 있다는 존재인데. 해마다 한 번 이거다 싶은 마안을 선보이고  경매를 한단 말이지."

 "경매?"

 그 말이 영 어색해서 그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저··· ··· 경매라면 다시 말해서, 마안을 수집하고 싶은 분이라는 게 그렇게나 많이 계신단 뜻이에요?"

 "물론 순수한 연구대상으로서 바라는 경향도 있긴 하네만. 그 레일 체펠린에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어."

 스승님이 천천이 의자에 몸을 묻었다.

 뿌리 깊은 피로가 당장에라도 벌컥 넘칠 것만 같았다.

 "특별하다면, 무슨 말씀이시죠?"

 "이식이네."

 스승님은 자신의 눈을 가리켜 보였다.

 그래도 머리가 안 좋은 나는 곧장 이해하지 못했다.

 몇 번쯤 눈을 깜빡이다가 몇 초나 뒤늦게야 비로소.

 "··· ····이식?!"

 목소리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래. 말 그대로 이식이야. 본디 마안이란 본인에게 뿌리 내린 것이며, 적출하는 것만 해도 고역인 기술이지만, 레일 체펠린은 그 예외지. 과학적인 면역기구나 다종다양한 문제를 무시하고 적출은커녕 마안의 이식이란 가공할 결과를 확실하게 내놓아."

 "··· ··· ··· ···."

 얼이 나간 채로 그만 침묵하고 말았다.

 그건 대관절 얼마나 비정상적인 것일까.

 확실히 마안이란 마술사가 군침 흘리는 대상이다. 불완전해서 감당을 못하는 라이네스마저 마안을 지녔다는 것만으로도 스승님이 몹시 부러워하는 눈치였던 걸 기억한다. 그건 다시 말해, 마술회로와 마찬가지로――― 선천적인 재능이기 때문이 아닌가.

 

 


(2세의 마안강의 길어서 생략)


  "··· ···자, 여기까지 읊고 나서 설명하자면, 시계탑에서 말하는 마안에는 몇 가지 랭크가 있네. 극히 간이적인 것이라면 제작할 수 있는 조형사도 존재하지. 물론 그것도 고가이고 확실하게 성공하는 것도 아니네만."

 의자에 기댄 채로 스승님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마안――― 타고난 마안이라도 유난히 강대한 노블 컬러를 확실하게 이식해낼 수 있는 곳은 레일 체펠린 말고는 없어. 그 희귀성과 이식수술의 성공률을 감안하면, 그 바르토멜로이나 트란벨리오마저도 망설일 정도니까. 그래 지금 설명을 들은 다음이라면 알 거야. 강대한 마안을 이식한다는 건, 어떻게 보아 폭풍이나 마그마를 떼어내어 남의 신체에 봉해 넣는 거나 마찬가지다."

 퍽 멀리 돌아서 이야기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그 덕에 마안의 이식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비로소 절실하도록 알았다. 단순히 가공할 기술이라기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오싹한 외경이 몸 중심부터 쭈뼛쭈뼛 번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다만 딱 한 번, 그 경매를 망친 적이 있다고 하지. 듣자니 그 아오자키 토코와 사역마에게 당했다던가. 그 이래로 북유럽 뿐만 아니라 유럽 이곳저곳에 출몰하게 됐다더군."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나도 당황했다.

 쌍모탑 이젤마에서 만난(어떻게 보면 범인과도 공모했던) 너무나 이단적이기 짝이 없는 관위(그랜드)의 마술사.

 "··· ···그 사람이라면."

 "확실히."

 스승님도 기억해내기 싫다는 투로 얼굴을 찌푸렸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 그랜드의 마술사나 되어야 감당할 곳이란 거다. 시계탑의 마술사조차 이 초대장을 실재로 본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 ···그런 걸, 어떻게 그것 대신에 두고 갔는지."


라이네스가 말을 꺼냈다.

 "레일 체펠린은, 시계탑에서도 태반의 마술사는 소문밖에 듣지 못한 존재야."

 "··· ···네."

 살며시 끄덕였다.

 별미에 넋놓고 취해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이름은 긴장을 되찾을 만하고도 남았다.

 "오라비와 네가 초대받았다면 한 가지 충고해두지. 초대객에는 두 종류 있을 테니 그 차이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 나아."

 "두 종류?"

 "레일 체펠린에 초대받은 이들 중에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있을 테니까."

 "아―――."

 경매라면 판매자도 있기 마련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마안을 이식한다는 건, 다시 말해 적출도 한다는 뜻이지. 자신의 마안을 감당못하는 사람에게 레일 체펠린은 어떻게 보아 구세주이긷 해. 여하튼 마안이라는 기관은 너무 복잡해서 어지간한 마술사라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할때도 있거든."

(중략)

 "―――그리고, 다른 한 명을 어쩌느냐로군."

 "다른 한 명?"

 "그래. 그곳 초대장은 두 명만 동반자를 허용할 거야. 너와, 또 한명. 오라비는 누구를 데리고 갈 작정이려나."


4권 초반까지에서 레일 체펠린 관련 구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