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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최종결전 전반부

2019.07.01 23:34

마그누스 조회 수:11

"ㅡㅡ닥쳐!"

격분한 영령이 그 검을 뽑았다.

천둥 같은 참격 앞에 내 몸이 끼어들고 있었다.

"애드!"

"히히히히히! 이거 참!"

주위의 마력을 흡수하고 수중에서 애드가 전개된다.

제1단계 응용 한정 해제. 대형 방패. 어마한 충격이 방패를 가까스로 스승님을 감싼 순간, 어마어마한 충격이 뚫고 지나갔다. 영령의 분노가 그대로 실린 것처럼 온몸이 날아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일격이었다.

"......미안하네, 그레이."

"괜찮아요."

방패를 든 채로 나는 또렷하게 단언했다.

"이쯤이야, 얼마든지. 그러니 스승님은 하고 싶으신 말을 다 하세요."

 

 

(엘멜로이 강의시간)

 

 

"쓸데없는 소리를ㅡㅡ!"

페이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

내 방패를 피해 지금도 주행중인 열차의 바깥쪽 아슬아슬슬한 곳으로 빙글 돌아들어 왔다. 탁월한 운동 능력이 거의 물리법칙을 무시한 기동을 가능케한다. 『강화』된 내 동체시력으로도 미처 좇지 못할만큼 압도적인 속도.

'속도를 못 따라ㅡㅡ'

순간, 번개의 그물이 그 몸을 붙잡았다.

"큭ㅡㅡ?!"

".......하하, 어떻게든 되기 마련이군."

카울레스가 앞으로 돌아가 열차에 함정을 깔았던 것이다.

그 손가락 틈으로 가느다란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열차 지붕 위에도 거미집처럼 둘러쳐진 전류의 실이 지금 막 영령의 사지를 옭아맨 것이었다.

"인체의 마력과 원시전지의 전력을 융합해서 갈바니즘의 술리로 강화한 거야. 전부터 선생님이랑 연습하던 거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이 창작되는 계기이기도 한, 갈바니의 전지 실험. 그것은 생체전기라는 시점으로 스승님과 카울레스 사이에 몇 가지 마술을 발전시켰다. 어떻게 보아 현대 마술로서 어울리는 술리이기도 했을 것이다.

카울레스가 긴장감, 그리고 소년 특유의 결벽성과 긍지들 내재한 채 말했다.

"교수형의 번개(크래프티드 트리)라고 이름 지을까."

"......하."

페이커가 숨을 내쉬었다.

히죽 웃은 영령의 입술이 새로운 무언가를 속삭이려고 한 것이다.

"그레이, 마력을 먹어!"

그 목소리가 내 등을 밀었다.

순간적으로 방패에서 변형시킨 그림 리퍼를 비스듬히 휘둘렀다.

말마따나 상대에 대한 공격보다 주변의 마력을 먹는데 중점을 두었다. 필연적으로 카울레스가 행사한 원시전지의 마술도 풀렸지만, 전혀 다른 세계로부터 영령의 내부로 집중되려던 마력도 마찬가지로 싹 집어삼키고 그녀가 쳐든 검과 격돌했다.

격돌한 여파로 돌개 바람이 일었다. 하지만 나는 그 위력보다 방금 막 먹은 마력의 총량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방금, 그건...."

"위험했군."

스승님이 말을 흘렸다.

"그레이. 카울레스, 저 녀석은 마술사다."

끔뻑끔뻑, 카울레스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영령과 싸우는 것까지 각오했었는데, 그 말은 전혀 예기치 못했다고 눈을 부릅떴다.

"이스칸다르 시대의 마술사라면, 선생님, 그건."

곤두선 목소리로 카울레스가 말했다.

"신화 시대의, 마술사......!"

"마술적인 희생양이 될 거면 본인이 마술사인 것이 지름길이겠지. 마술이 현재보다 훨씬 만능이던 시대의 마술사."

 

 

(엘멜로이 강의시간)

 

 

"애드, 먹어줘!"

숨 돌리지 않고 그림 리퍼로 치고 들어갔다. 페이커가 신대의 마술사라고한다면, 실수로라도 마술을 기동하게 해선 안 된다. 그건 처음부터 거의 없는 승산을 완전히 제로로 만드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마력만 계속 흡수한다면 그녀라도 마술을 행사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이쪽 속도는 전에 없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히히히히! 이거 굉장한데! 양은 몰라도 이런 질의 마력은 현대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스승님의 말이 그녀의 피를 끓게 한 걸 알겠다.

안 그러면 한 번 마술이 무효화된 그녀가 두 번 세 번 같은 수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네 번째는 없다. 마술을 포기하고 검으로 돌아간 그녀는 이쪽의 배나 되는 속도로 반격했다.

몸의 심지가 얼얼하게 열기를 띄었다.

여느 때보다 과도하게 회전하는 마술회로가 근력도 민첩도 감각도 현격히 끌어올렸다. 아니 아마 그것만이 아니다. 눈앞의 영령이 후려치는 전사의 영혼이 자기자신의 문제 따위로 움츠리고 있을 수 없다며 확 날려주었다.

 

 

(엘멜로이 강의시간)

 

 

"그러면 또 한 가지 문제가 남는다."

즉각 스승님이 끼어들었다.

"당신이 「왕의 군세(아이오니언 헤타이로이)」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 말이지."

페이커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었다.

그 칼이 끓어오르는 살기로 속도를 붙였다.

그림 리퍼로는 대처할 수 없다고 보고 애드를 방패로 되돌렸다.

방패와 검 사이에 요란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과도한 속도에 한 뭉치가 된 소리는 일종의 오케스트라로도 착각할 지경이었다. 「강화」된 내 몸의 중심까지 꿰뚫는 충격에 어금니를 깨물고 온몸을 지탱했다.

"왕이 당신에게 이름을 내리려고했다고 그랬겠다!"

피를 토해내듯 스승님이 외쳤다. 감싸고 있다고는 해도 지붕 위에 수도 없이 작렬한 강렬한 여파는 상처를 벌리기에 충분했던 것이리라. 희미한 피 냄새를 나는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녀석은 당신의 처우를 용납지 않았을 거야! 이름이 없는 물건 대접을 용납할 리가 없어! 그런데 당신이 그걸 거부한 건, 안 그러면 희생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그래, 틀림없이 당신은 이스칸다르라는 왕의 드물기 그지없는 충신 중 한 명이 맞아. 그런 당신이, 「왕의 군세」에 없던 이유는, 그건ㅡㅡ"

"닥쳐엇!"

쩡하고 특대의 종이라도 친 것만 같은 굉음과 함께 내 몸이 날아갔다.

'안, 돼ㅡㅡ 떨어ㅡㅡ!"

열차에서 떨어진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등에 압력이 얹혔다. 미리 「강화」하고 있던 카울레스가 나를 받아준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스승님을 감쌀 사람이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스승님!"

온 힘을 다해 뛰었다.

페이커의 검이 스승님의 정수리로 내리꽂힌다.

 

"그건, 당신 자신이, 「왕의 군세(아이오니온 헤타이로이)」를 미워하고 있기 때문이다ㅡㅡ!"

 

아마 그 말이, 한순간 영령의 검을 무디게 했을 것이다.

찰나에 욱여넣듯 방패 상태의 애드를 투척했다. 천둥이나 다름없는 충격이 열차 지붕 위를 유린했다. 튕겨날아 애드가 마력에 끌려와 내 손아귀로 귀환했다. 휘말려 올라간 분진 저편에서 스승님의 몸이 나뒹굴다가 열차 중간쯤에서 정지했다.

달그락 달그락. 굴러간 안경이 열차 밖으로 떨어졌다.

피가 흥건하게 흘렀다. 물웅덩이 같다.

무릎을 누르며 천천히 일어나는 스승님을 나는 견딜 재간 없는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후로 또 말싸움하다가 후반부의 프램튼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