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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트2

2019.08.27 21:52

마그누스 조회 수:10

신중하게 살며시 문을 열자 예상대로 분홍색으로 염색한 트윈 테일이 막아서고 있었다.

"음후후후후, 이베트랍니다ㅡ! 잘 지냈니!"

"미안, 지금 좀 바빠."

"이이이크 차갑네! 아니 대뜸 닫지 말아 줄래?!"

당장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타이밍 좋게 소녀가 발을 문에 끼워넣었다.

그대로 안경 쓴 소년을 쳐다보고 이베트가 기우뚱 목을 기울었다.

"음음음?! 카울레스 너 뭐 숨기고 있어?!"

"그게 뭔......"

"음후후후후, 깜짝 놀랄 감정시(感情視)의 마안 여기 떡하니! 숨기는 건 무리거든요!"

이베트가 우쭐대며 웃고 안대를 쓱 위로 젖혔다.

그 속에서 가공된 보석ㅡㅡ 연마된 녹색 공작석malachite이 빛나고 있었다. 공부가 부족한 나라도 침을 꿀꺽 삼킬 수준의 명확한 마술적 요광을 머금은 채로 소녀는 흐홍 콧소리를 냈다.

"애당초 마안이 없어도 스빈 같으면 냄새가 네모나다느니 따끔따끔하다느니 그러잖아요? 공감각과 수성 마술의 조합기라니. 그건 그거대로 성가신 동급생이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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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를 잡아 떼고 이베트의 눈이 빛난 것이다. 아니, 안대 속의 눈은 살아있는 몸이 아니며 붉은 색의 빛을내는 홍옥Ruby이었다.

"짜잔ㅡ! 이베트의 가공마안 염소炎燒 버전!"

화악 하고 허공이 타올랐다.

이어서 이쪽으로 습격하던 나뭇가지 무리가 불어오는 눈송이와 함께 모조리 몸을 뒤틀었다. 이베트의 시선에 맞춰서 맹렬한 불꽃의 소용돌이가 눈을 녹이며 주위의 나뭇가지를 거듭 불사른다.

"......과연, 보석을 가공한 마안은 노블 컬러조차 복제한다고는 들었지만."

"그렇게 오래 못 가!"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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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교환!"

주저없이 자신의 눈구멍에 이베트가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또다시 가공 보석 의안을 갈아 끼웠다. 이번에는 근청석iolite. 전에 광석과의 강사에게 받은 수업에선 영적 감각을 강화하는 효과를 지녔다고 하며, 뱃사람들이 나침반 대용으로도 이용했다는 등 오래된 스칸디나비아의 사가에 거론되던 영석靈石이었다.

"앗 아따따따. 자, 이쪽!"

이베트가 안내하는 길을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으며 검은 사제복이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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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보를 흘렸었군, 이베트."

"들켰어요?"

이쪽 소녀도 난처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제가 멜루아스테아 파의 스파이 이전에 하던 일이 있는데, 이쪽에는 꽤 후하게 대우받았거든요. 이번엔 낙찰한 마안은 이식하기 전에 조사해도 된다는 말까지 해주는 바람에."

이것도 이중 스파이라고 불러야할지, 말지.

생각해보면 이베트의 마안은 감정시가 가능하다. 그녀가 한패가 아니라면 카울레스로 둔갑한 것쯤은 곧바로 들켰을 것이다.

아무튼 이베트에게 융자하던 상대는 판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