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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마술과 토코 트래블

2019.07.05 01:03

마그누스 조회 수:9

"예를 들면, 날아서 도망치진 못하나요?"

"불가능하다고까진 안 하겠네만, 인간 단독으로 비행하는 건 가뜩이나 더 까다롭지."

스승님의 말에 나는 살며시 눈썹을 모았다.

나는 결코 마술사가 아니지만 일단 시계탑의 강의는 받고있다. 그중에서 걸리는 기억이 깜빡거린 것이다.

"......하지만 부유나 비공의 술식은 간단한 것이라고 전체기초의 강의에서 들었는데요."

"흠, 강의한 사람은 크레이그 교수겠군. 너무 당연해서 세세한 부분을 생략한 거겠지. 확실히 술식뿐이라면 극히 단순하지. 다만 마력이 유지된다는 전제부로."

"마력이?"

"돌멩이를 단시간 부유시키는 정도라면 흔해 빠진 수습이라도 해낼 수 있네. 하지만 질량이 늘수록 마력 소비는 현격하게 상승하기에 인간 수준이 되면 상당히 어려워. 일단 몇가지 예외는 있는 구석 또한 마술답게 기묘한 점이네만."

"예외 말인가요."

되묻자 스승님은 살짝 끄덕였다.

"소위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마녀의 옛날 이야기쯤은 자네 역시 들어본 적 있겠지? 그건 예로부터 인류가 믿어온 마술기반: 흑마술의 일종이라서 말이야. 여기에 마녀의 연고를 더하면 말 그대로 지.면.에. 발.이. 안. 붙.게. 되.지."

마술기반이라는 것은 아마 인간의 신앙이나 그에 비견되는 논리가 토지에 새겨진 상태라고 했다.

그 토지 안이라면 특정 마술의 위력이 증강하거나 반대도 있을 수 있다느니 뭐라느니 하고 시계탑 수업에서 들은 것 같다.

"어, 저기. 요컨대 여성 마술사라면 날 수 있어요?"

"일단은. 물론 이 경우에도 선명한 의식을 유지하면서 비행하기는 어렵네. 여하튼 마녀의 연고는 일종의 마약이니까. 평범한 하늘이라면 또 몰라도 이렇게 이계화한 공간을 넋이 나간 채로 장거리 비행을 유지하는 건 자살 행위일 걸."

"......아하. 그래서, 여기서는 무리......라고."

이 안개를 빠져나갈 정도라면 확실히 꽤 장거리가 될 것이다.

스승님이 하는 말이 겨우 실감이 왔다. 마술은 만능이어도 그것을 다루는 인간은 온통 한계뿐이라는 말 역시 시계탑의 강좌에서 배운 말이었던가.

"극히 단시간의 부유뿐이라면 전용의 예장도 있어. 소환한 저급령이라도 활공 정도는 시킬 수 있겠지. 하지만 장거리를 확실하게 나는 건 현대에선 매우 어렵다는 게 결론이야. 그걸 무릅쓰려면 색위(브랜드) 수준의 마술사가 자신의 토지 같은 마력 확보 조건을 모을대로 모으는 수준은 필요해지지. 설령 레이라인을 따르고는 있어도 거의 인간에 맞춰 조정되지 않는 물건으론 이만한 마력을 공급하는데 보탬이 못 돼."

'......뭐, 그거야말로 토코 트래블 같은 반칙도 있지만.'하고 투덜거렸지만, 마저 설명하지 않는다는 건 이 자리에서 설명할만한 합리성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리라.

마술의 가능성이 끝없이 여러 갈래로 뻗치는 이상, 모든 정보를 쏟아부어서야 나는 정신을 못 차릴 도리밖에 없다. 스승님 다운 배려에 쓴웃음을 짓다가 문득 하늘을 쳐다 보았다.

 

 

 

"오라비를 끔찍이 생각하는 동생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내내 비행마술로 날아왔기 때문이라는 아름다운 사실을 꼭 전파해줬으면 하는군. 우리 오라비여."

낡은 빗자루를 들고 있는 라이네스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나 그 눈은 퀭한 기색이 역력했다. 숨길 도리도 없는 피로에 볼 주변을 쓱 문지르고 상기된 목소리로 강한 척 하고 있다.

"나도 여마술사 나부랭이란 말이지 빗자루와 마녀의 연고를 준비하면 마음껏 날아올 수 있지."

"비행 마술? 하지만, 그거...... 엄청 어렵다고......"

스승님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무리 마술이라고는 해도 인간 단독으로 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여마술사가 몇가지 조건을 갖추기만 하면 비교적 간단해지긴 하지만, 반대로 그러기 위한 트랜스 상태에서는 레일 체펠린까지 날아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던가.

그러나 그 말을 들은 가짜 카울레스는 어느 단어를 입에 담았다.

"보아하니, 토코 트래블이군."

"토코, 트래블?"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그 단어에 어리둥절해하고 있자 스승님이 한쪽 눈을 감았다.

"꽤 반칙 같은 수법인데 말이야. 미리 비행할 곳을 설정하고 초장거리의 고무줄이라도 당기는 식으로 술식을 성립시키는 거지. 여하튼 목적지부터 쭉 잡아당기고 있으니 트랜스 상태든 뭐든 간에 마력만 안정적이면 확실하게 성공하지. 물론 하늘을 난다는 환상에서 연상할만한 동경이나 자유로움과는 거리가 멀고. 그래, 그 관위 마술사 아오자키 토코가 떠올릴 법한 속임수지."

설마 이런 상황에서 그 여마술사의 이름을 또 다시들을 줄이야......

그 말에 따르자면, 경매 종반에 희미하게 느낀 진동은 혹시 저 두 사람이 레일 체펠린에 격돌한 충격이 아니었을까.

"아. 설정용 표식은 제가 갖고 있습니다!"

가벼운 목소리와 함께 멜빈이 손을 들었다.

"아니, 혹시나 라이네스가 쫓아오려나─ 싶었거든? 초대장에는 두 명까지 동행자를 허가한다고 쓰여 있으니 상관없지?"

익살 부린 청년이 두리번거리며 스태프를 쳐다보지만 일단 레일 체펠린과 격돌한 점도 포함해서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