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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애드 VS 헤카틱 휠

2019.07.05 00:45

마그누스 조회 수:7

마나는 충분하다. 안 그래도 레이라인 위에 있으며 레일 체펠린도, 끝없이 밀려드는 아인나슈의 새끼도 내가 다 먹지못헐 정도의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 환경이라면 틀림없이 내 보구는 전개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닿을까?'

내가 저 전차에 이길 수 있는가.

아무리 세상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이 있어도 저 페이커는 진정한 서번트다. 설령 가짜를 의미하는 클래스일지라도 그 진가가 바뀔 리는 없다. 그런 괴물에게 내가 이길 수 있는가.

의심을 치워두고 자동적이 된 내 입술은 규정된 말을 읊기 시작했다.

"Grave...... me......."

"진정하게."

그때, 목소리가 날아왔다.

카울레스에게 부축받아 피 칠갑한 노인이 걸어온 것이다. 페이커에게 맞은 일격은 생각 이상으로 중태였던 모양이라 발차기에 찢어진 상처 자국은 내부에서 부서진 하얀 가슴뼈마저 드러내고 있었다.

'칼라보....... 씨.'

목소리는 낼 수 없다. 

이미 나는 트랜스 상태에 들어가 있고, 전개 도중의 애드는 그림 리퍼로부터 분해되어 빛의 기둥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반면에 칼라보의 눈은 하얗고 탁해졌지만, 그래도 눈부신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아아. 놀랐네. 그건 보구로군. 인간의 몸으로 다룰 수 있다니."

이미 페이커와 싸우고 있었을 때의 충동적인 인격은 사라졌는지, 아니면 이전의 최면술로 조종당하던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칼라보의 말투는 내가 아는 부드러운 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칼라보가 몹시 고요히 타이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창에는 기도가 담긴 모양이군. 열셋의 형태로 응축된 기도일세."

그것도 마안이 보여주는 광경인가.

나로선 모르겠다.

그런데 노인은 자상하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귀를 기울이게. 창의 목소리에. 옛날, 누군가가 기도한 본연의 자세에. 자네는 그런 쪽에 뛰어났을 게야."

"기도한 본연의 자세에......"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왜 대부분 빛의 기둥으로 변한 내부에서 애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일까.

"이히히히히! 자세랍신다! 인마. 그레이! 넌 줄곧 무릎을 부둥켜안고 방구석에서 움츠리고 있었잖아! 그런 네가, 자신이 어떤 자세로 있고 싶다느니 생각할 수 있을 턱도 없었는데 말이야!"

'애드.......'

요란법석한 음성에 몇 번쯤 칼라보가 눈을 깜빡였다.

개의치 않으며 애드는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야. 너도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때라고! 네가 어쩌고 싶으냐고! 아아, 네가 어떻게든 되고 싶다고 한다면, 그야 입 밖으로 꺼내야지!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게 있고 그걸 누가 도와주길 바란다면,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거 아냐!"

'애드....... 당신은.......'

몹시 수다스러운 상대에게 어째선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고향에 있었을 적, 단 하나의 친구로 있어 준 예장이 물음을 던진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에는 만날 굼벵이 그레이니 뭐니 하고 부르는 바람에 울고 그랬다. 성장함에 따라 그 호칭도도 줄었지만...... 아아, 스승님을 따라 런던에 가기를 결심한 뒤로 완전히 없어졌었지.

"소제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트랜스 상태니까. 지독하게 어색하다. 내 의식의 거처가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이것만은 노력해서, 말로 표현했다. 

"소제는, 스승님을, 모두를, 지키고, 싶어. 지킬 수 있는, 자신으로, 있고 싶어."

"히히히히히, 확실하게 들었다. 굼벵이 그레이ㅡㅡ." 

 

"ㅡㅡ유사 인격 정지. 마력의 수집률, 규정치를 돌파. 제2단계 한정 해제를 개시." 

 

애드의 목소리가 여느 때의 자동 음성으로 전환된다.

계속해서 자동 음성은 내가 처음 듣는 내용으로 이행했다.

 

"십삼구속해방(실 서틴)ㅡㅡ 원탁의결개시(디시전 스타트)!"

 

"아ㅡㅡㅡ"

그 말로 옛날에 들은 전설이 떠올랐다.

본래 성창은 무기가 아니라고 한다. 인류가 영장의 자리에 앉았을 때, 본래의 신비는 종말을 맞이했다고도.

그 대신에 행성은 인간에 최적화된 「물리법칙」이라는 깔개(텍스쳐)로 뒤덮여 이 얇은 가죽 한 장의 깔개를 유지하기 위해서 몇 개의 닻이 대지에 꽂혔다고 한다.

세상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은 그중 한 자루.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닻은 기사왕의 손에 넘어가 어느덧 왕과 그 기사들을 본뜬 봉인이 걸리게 되었다.

다시 말해, 성창의 『힘』을 제한하는 걸쇠. 십삼구속.

여러 긍지와 사명을 성취 할 수 있을 사태에서만 본래의 성창은 해방된다.

완전 해방을 위해서 필요한 의결수는 일곱.

지금, 성창의 내부에서 원탁 의결이 선언된다.

 

"그것은, 살기 위한 싸움이다."

ㅡㅡ승인, 케이.

"그것은, 자신보다 강 대한 자와의 싸움이다."

ㅡㅡ승인, 베디비어.

"그것은, 인도에 반하지 않는 싸움이다."

ㅡㅡ승인, 가헤리스, 

"그것은, 진실을 위한 싸움이다."

ㅡㅡ승인, 아그라베인.

"그것은, 정령과의 싸움이 아니다."

ㅡㅡ승인, 랜슬롯.

 

결코 전부가 아니다.

반수에도 미치지 못한 불과 다섯뿐.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 해방(허락)된 다섯 구속이, 자신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빛을 창에서 분출시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만한 기도가 인정하고 뒤에서 지지해준다는 사실이 내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ㅡㅡ이거라면.'

결의를, 굳힌다.

 

"제3단계 한정 해제를 개시."

 

새로운 자동음성과 함께 트랜스 상태에 있는 나도 최후의 문구로 이행하고 있었다.

"Grave....... for you......"

노래한다. 찬송한다. 읊는다.

옛 신비(미스테르)여, 죽어 없어져라.

달콤한 수수께끼여, 모조리 무로 돌아가라.

저편에서 페이커가 고삐를 휘두르는 게 보였다.

 

"자, 달려라, 마천의 차륜(헤카틱 휠)!"

 

이 순간 전차는 달을 등지고 날아 한 줄기 유성이 되었다.

지상으로 가는 별은 어찌나 거세고 아름답단 말인가. 뿜어지는 마력의 방대함이야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저 대군보구의 돌격이 지표에 꽂힌다면 크레이터 하나쯤은 쉽사리 생기리라.

벼락을 두른, 사나운 한 줄기 별.

내 쪽도 천천히 창을 들었다.

"성창, 발묘."

자신의 창을 올려다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이 빛은 왜 이리도 눈부신가.

이 가슴은 왜 이리도 끓어 오르는가.

옛 시대의 기사들은 누구나 이런 마음을 태우고 있었는가.

이미 전차는 바로 눈앞까지 육박해 있었다. 터지는 벼락의 치열함 때문에 안구가 지져지는 줄 착각했다.

호응하듯 내 손아귀의 성창은 더욱 순도 높은 빛으로 집속된다. 극한까지 집속된 빛이 맥동하며 당장에라도 날뛰어 버릴 것만 같다.

자아, 외쳐라.

포효하는대로 해방해라.

 

"세상 끝에서, 빛나는 창(론고미니아드)!"

 

뒤틀리는 빛이 질주했다.

작열도 벼락도 이와 비교하면 가소로우니. 온갖 물질을 소멸시키면서 빛의 분류는 레일 체펠린의 지붕 위에서 밤하늘로 일직선으로 발사되었다.

하늘 나라는 어디인가. 어디라도 내 빛살이 떨어뜨리리라.

그 내부에서 마천의 차륜 또한 사라져 갔다.

별도 떨어뜨리는 빛이 이윽고 숙명이었던 것처럼 밤의 품 속으로 빨려들었다.

 

 

---

 

참고로 페이커는 닥터 하트리스의 술식 덕분에 점멸 써서 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