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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 노말 엔딩 이후의 시키

2021.08.30 10:37

제보 조회 수:26

「좋아.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계절은 초봄.

이 나라에서 보내는 최후의 밤을 마치고, 나는 선배의 방에서 이별을 고했다.

「우헤,

 벌써 나왔다고 이녀석!?

 초인종 누를 때까지는 기다려 달라고 좀. 여러 가지로 결단이 너무 빠른 거 아냐?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서 어쩌자는 거냐고. 꼬맹이 주제에」

아파트 밖에는 언제나의 검은색 고급차와, 보디가드 역의 두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

「5분 전 행동은 좋은 습관이다. 안도의 발언은 무시하도록.

 ..... 준비는 되어 있는 것 같구나. 

 이제 와서지만 확인하지. 정말로 괜찮은 건가. 그만둔다면 아직은 괜찮은데」

「뭐냐고 그 배려. 증말로 이제 와서라구요 카리우스 군.

 이녀석 겁 같은 거 낼 녀석이냐구요.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이렇게까지 각오가 잘 듣고 있다니, 매일 어떤 악몽을 꾸고 있는 거냐는 얘기잖아」

금발의 남성, 카리우스 씨와,

일본인으로 여겨지는 남성, 안도 씨.

이 두 사람은 성당교회의 구성원, 이라는 얘기다.

대행자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신도로서 교회에 소속되어 있는 듯하다.

안도 씨는 경시청의 형사이며,

카리우스 씨는 본국[이탈리아]에서는 판사라던가.

이 두 사람과 알게 된 것은, 1년 하고도 반년 전의 그 밤 이후다.

운동장에서 선배를 아파트로 옮긴 뒤, 이 두 사람이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각자 권총과 경찰봉으로 무장하고, 선배를 『회수하러 왔다』고 고했던 침입자. 그 시점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그들의 『상사』의 등장으로 무사히 정리되고, 그 이래의 관계라는 거다.

「그 대행자의 유체는 내가 맡지.

 이녀석은 톱 클래스의 흡혈귀 사냥꾼이었지만, 동시에 무지막지한 돈 먹는 벌레였으니까 말이야. 피 한 방울, 뼈 한 조각까지 교회의 재산[것]으로 삼는 것이 당연하잖냐」

그 난폭한 발언에 안경을 벗으려 했지만,

「애초에 말이야, 내가 넘겨받지 않으면 매장기관에 보내진다.

 그쪽에 보내지면 그거야말로 능욕 치욕의 대 퍼레이드다.

 썩지 않도록,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돈 들여가면서 보존시켜주는 만큼 내 쪽이 더 났다는 이야기다」

『상사』의 말에는, 선배를 향한 분명한 존경이 담겨 있었다.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밖에는 잡을 지푸라기조차 없어서, 나는 이 인물에게, 자신의 소망을 밀어 붙였다.

「법왕청에 가고 싶다아!?

 그게 뭔 소리냐. 네녀석, 아직 로어의 썩을 의식이 남아 있는 거냐?」

교회에는 흥미도 관심도 없다.

나의 목적은 하나 뿐으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지금으로써는 교회.... 랄까, 이 인물의 밑에서 일하는 길밖에 없다고 직감했을 뿐이다.

「하항. 그렇구만. 확실히 그래서는 도련님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겠어.

 추기경은 여럿 있지만, 비공인으로 천사의 서고를 열 수 있는 것은 라우렌티스 추기경 정도기도 하고?

 죽은 사람을 되살려내고 싶다던가, 뭐, 바보같은 이야기지만 괜찮지 않냐? 젊은 만큼 그런 꿈을 꿔도 말이야.

 그래도 말이야 ----- 당신, 틀림없이 인생을 헛되게 낭비할 거라고?」

「그대는 신도가 아니야. 우리들의 동지도 아니지.

 교회의 심층부에 발을 들여놓을 기회는

 몇 십 년이 걸려도 찾아오지 않고,

 그 기회가 부여된다고 하더라도,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비적은 없어.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들의 사회에 가담한다는 건가.

 ------ 버릴 필요 없는, 쫓겨날 필요도 없는, 풍족한 고향이 있으면서도」

 

「그렇습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는 이탈리아를 유학을 간다고.

 ..... 무엇을 말해도 결심은 변하지 않을 듯하군요.

 그럼, 오늘 안으로 저택에서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토오노 가에 공헌할 의지가 없는 자가, 계속 눌러앉아 있어도 민폐니깐요」

「그렇구나아.

 시키짱도 없어지는구나아.

 아~아, 재미없어졌구마안. 나도 거미집에 숨어버릴까나~!」

「아, 그건 그렇고 이탈리아에 간다는 거지? 우연이네, 나의 지인도 그쪽에 있거든. '정.말.로. 막.다.른. 길.에. 부.딪.히.면' 거기에 연락해 보는 것도 좋을지도.

 시키짱 같이 고뇌하는 청소년을 제일 좋아한다는, 박애주의의 몬스터 같은 아주머니가 있거나 없거나 하니까 말이야!

꺄하하하하!」

 

「고등학교는 제대로 졸업한다아?

 어째서 그렇게 미적지근.........

 아아 아냐, 그렇구나.

 그게 그녀석의 바람이었다. 그야, 한패로서 제대로 맛봐두지 않으면, 그거야말로 면목이 없어지겠지」

「좋다고, 2년 기다려주도록 하지. 그 동안은 안도랑 카리우스에게 훈련을 받도록 해라. 일본어만으로는 이야기가 안 되니까 말이야. 서구권의 어학과 상식, 교회[우리 쪽]와 사도[저쪽]의 지식도 가르쳐주도록 하지.

 물론 그저[공짜]는 아니라고. 들인 돈은 출세해서 갚으라는 거지. 저쪽에 가면 힘껏 나를 위해서 일해줘야겠어.

 안심하라고, 네녀석이 얼마나 영락할지라도, 일과 있을 곳만큼은 손 써주도록 하지」

「내 판단으로는 네녀석의 신체와 정신[마음]이 견디는 것은 10년이다.

 시간이 없다고? 그 때까지 목적의 새끼 손가락 하나 정도 분량은 이루어두도록.

 내가 네녀석과 이렇게 만나는 것은 일본[여기]에서만이다. 본국으로 건너가면 두 번 다시는 만나지 않아. 내 형제를 소개하는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렇고. 옛날에, 당신의 형님이 선배에게 도움받았다는 얘기, 진짜인 거야?」

「아아? 그런 한 푼 값도 안 되는 거짓말을 말해서 어쩐다는 거냐, 바보. 그렇지도 않고서는 저 여자에게도 네녀석에게도 눈을 향할 이유가 없거든. 

 라우렌티스 일족은 말이야, 원한도 잊지 않지만 은혜는 더더욱 잊지 않아.

 저 썩을 형님이 "우선해서 협력해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어지간히 굉장한 빚을 만들어두었다는 거다, 그 여자는」

「그러니까 말야. 그거, 정말로 형님의 이야기?」

「------ 하. 감이 좋아도, 한편으로는 입이 무거운 게 일류인 거다.

 살아남고 싶다면 기억해두라고, 썩을 꼬마」

 

「그럼 차 돌린다. 짐은 트렁크에 부탁해」 

안도 씨가 고급차의 엔진을 스타트한다.

들은 대로 뒤쪽 트렁크에 짐을 수납한다.

「시키. 그대와의 기묘한 인연도 이게 최후가 된다.

 본래라면 관여하는 일은 아니지만, 괜찮다면 들려주길 바라」

「그대의 행동원리는 자기달성에 의한 희망인가.

 그게 아니면, 그녀를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속죄인가」

카리우스 씨는 안도 씨와는 달리, 온갖 일에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 『상사』에게 명령받았으니까 나의 교육자 역할을 하고 있었을 뿐이고, 토오노 시키의 인생이나 가치관에 조금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

「----------------」

그건 나의 인상에 지나지 않았던 듯하다.

그는 어떤 일에도 신중하고, 진지하며, 올곧은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1년 이상이나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있었던 거다. 관심을 가지고, 친근감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다.

..... 정말이지 미숙함에도 정도가 있지. 나는 아직까지도, 주변에게 도움을 받을 뿐이다.

「속죄 같은 건 아니라구요. 자포자기한 것도 아니고, 죽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나는 한 번, 엄청한 착각을 해버렸어요. 그 착각을 바로잡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카리우스 씨가 말한대로, 인간을 되살리는 일은 불가능해요. 그건 이미 절대적인 것이지요」

「그럼, 어째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이해하고 있으면서, 과거 그녀가 있던 지옥에 발을 들이려고 하고 있어.

 그건 속죄인 게 아닌 건가?」

「........」

...... 확실히, 그런 말을 들으면 제대로 돌려줄 말이 없다.

1년 하고도 반년 전, 나는 자기 멋대로의 생각으로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목숨과 함께 로어를 죽인다.

로어만 사라진다면 선배는 자유로워진다. 보통 사람들의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 그런 자만을, 어리석게도 최선이라고 믿었으니까다.

그건 착각이었다.

나는, 아무리 꼴사납고, 아무리 추한 인간이 되더라도, 그녀의 곁에서, 그녀에게 도움 받으며, 살아갔어야 했다.

..... 그러니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범했다면, 지금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아.

나는 나의 인생을 살아간다.

선배가 바란대로,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인생을.

「나는 본래, 로어에게 빙의된 시점에서 죽을 인간이었어요.

 그런 나에게, 선배는 많은 것을 주었던 겁니다」

그렇다. 이 행복은 내버릴 수 없다.

내버리지 못한 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

본래의 토오노 시키의 인생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는 기적에 당도한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일이라도,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그 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맹세했다.

「차고 넘칠 정도로 행복을 받았던 겁니다.

 그러니까 ------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이 목숨을 그녀에게 되돌려줄 거예요.

 나의 남은 인생은, 그것을 위해서 쓸 겁니다」

그것이 어떤 것이 될지는 모른다.

그저 명예일지도, 가치일지도, 자기만족일지도.

그럼에도 나는 저편을 목표로 삼지 않으면. 그녀가 구해줬던 목숨은, 그것 뿐인 일을 하는 거라고 나타내기 위해서.

「.... 그런가. 찬동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대의 여행길이 좋은 것이 되기를 기도하지. 

 시키. 그대는 우리들이 1년의 시간을 소비해도, 후회하는 일이 없는 인간이었다」

그건 카리우스 씨에게 있어서 특상의 응원이었을 테지.

그는 고급차의 조수석의 문을 열고, 그 자리에 앉았다.

공항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제 한 마디도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

「어~이, 빨리 뒤에 타주지 않을래~?

 비행기 출발까지 2시간도 안 남았거든!」

「-------------」

안도 씨에게 재촉바다 뒤쪽 좌석의 문을 열고, 안에 탑승한다.

고급차의 뒤쪽 좌석의 승차감이 좋아서, 조금 놀라, 혼자서 쓴웃음짓는다.

얼마나 엄청난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감성이 변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불안은 있지만, 쾌청한 기분으로 일본을 뒤로 한다.

불과 수일 간이었을뿐이지만, 그 사람과 보낸 소우야의 거리를 눈에 담는다.

..... 그래. 자신은 내다버리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니다.

어떤 길을 갈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이 도시에 돌아올 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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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전 파트에서 시키가 무지개 운운한 거는 시엘 아버지의 말버릇이었다고 함

 

「..... 어찌됐든.

 선배가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는 때도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걸 스스로 잘라내버리려 하는 건 그만 둬 주세요」

「..... 그럴, 까요.

 그건, 밤에 무지개가 뜨는 것 같은 얘기라고, 생각해요」

「밤에 무지개.....?」

「아버지의 입버릇이예요. 저희들의 마을의 우화.

 일어났으면 하지만, 일어날 리가 없는 사건을 그렇게 말하고 했던 거지요.

 무지개는 태양의 가시광선이 나뉘어져 보이는 것이니까. 옛 사람들은, 그런 구조는 몰랐을 테지만요」